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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ach

* .

 

 

 

Written by. 월화비월

 

 

 

 

 

***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볼에 맞닿은 눈은 내 체온 탓인지 금방 물이 되어 흘러내려갔다. 나는 어서 팔을 들어 옷소매로 볼을 훔쳤다. 누가 보면 꼭 우는 거라고 오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 내뱉은 숨이 뿌연 안개처럼 잠시 공기 중에 머물다 그만, 이내 모습을 감췄다. 계절적으로 한겨울인 이곳은 지금. 뼈가 시릴 정도로, 추웠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화산재로 뒤덮인 것처럼, 잿빛으로 까마득한 하늘에 나는 무심코 그만, 지금이 대낮이라는 사실을 망각할 뻔했다. 어제저녁부터 구름이 몰리더니, 눈이 올 징조였나 싶다.

 

 

 

쿠로사키 넌, 현세에서의 미련을 버리고 이 소울소사이어티에 있을 수 있는 건가.’

 

 

 

어느새 눈을 감고 가만히 수 없이 떨어지는 눈을 맞고 있던 나는 머릿속을 찌르듯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몸을 움찔거렸다. 꽤나 오랜만에 듣는 그의 목소리였다. 아무래도 멈출지를 모르고 끝없이 내리는 이 새하얀 눈 탓에 그가 떠오른 듯했다. ……, 딱히 눈 때문에 그가 떠오른 건 아니겠지만. 날이 날이니.

 

이번에는 팔을 쭉 뻗어 손바닥을 펼쳐보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손바닥 위로 우수수 떨어지는 눈들에 나는 그것들이 닿을 때마다 손가락을 조금씩 움찔거려야만 했다. 그저 순전히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까보다 눈이 더 차갑게 느껴졌다.

 

손바닥에 닿는 눈은 금세 얼마 되지도 않아서 녹았다. 녹은 눈은 손가락 사이사이로, 흘러내려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고 있자 하니, 그때가 회상되기 시작했다. 가능한 떠올리기 싫은, 그 참혹했던 날. 나는 그날 아무것도 하지 못 했다.

 

 

 

 

 

*은 눈이 내.

 

 

 

 

 

은발인지 백발인지 모를 딱 초등학생 정도의 체구의 소년은 많은 양의 피를 흘리고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보완하기 위해 손에 꼭 잡은 참백도를 땅에 꽂은 소년의 모습은 흔히들 말하는 그런 안타까운 모습이 아니었다. 끝까지 저의 긍지를 지키는 소년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가 누가 있을까.

 

소년의 목과 팔을 뒤덮은 얼음은 이미 갈라질 대로 갈라져 붉은 피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은 지 오래였다. 유리가 깨지는 맑은 소리와는 어울리지 않게 투명한 얼음을 발갛게 물들이는 끈적끈적한 붉은 액체들……. 그와 함께 찾아오는 코를 찌르는 것 같은 쇳내는 내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 잡아 있다.

 

너무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 하고 텅 빈 눈으로 그저 소년을 바라보고 있던 나. 고개를 힘겹게 든 소년의 눈과 마주친 순간, 덜덜 떨리던 몸이 석고상마냥 굳어버려선 식은땀이 줄줄 뺨을 타고 흘러내려 갔다.

 

 

괜찮은 거냐고, 지금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말을 해보려 입을 벌려 보았건만 정작 뻥끗 거리는 입모양과는 다르게 나오지는 않던 목소리와, 뻣뻣하게 굳어버린 두 다리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텅 비어버린 눈. 빛이 바랜 두 눈동자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렇게 한동안 그 행동을 반복하던 소년은 차마 힘겨워 고개를 움직이지는 못하고 그저 눈으로만 제 주위를 둘러다보았다.

 

저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피를 흘린 채 주위에 쓰러져 있는 수많은 이들. 소년이 지키지 못한, 검은 사패장을 입고 있는 그들은 나와 소년이 입고 있는 것과 똑같았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쿠로사키.”

 

 

 

푹 쉬어버린 음성은 소년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있었다. 그제 서야 그동안 개미만한 소리도 나오지 않던 입에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토시로, 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글쎄, 토시로가 아니라 히츠가야 대장님이라니까. 쿨럭. , 말하는 것도 이젠 한곈가.”

 

 

 

소년의 다 간 목소리 안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소년의 입가를 흐르는 피에 나는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몸으로 지금까지 서있던 게 신기할 정도였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소년은 그때서야 몸의 긴장을 푼 건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가 만든 얼음 덩어리에 기대어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소년의 모습에 가슴이 아렸다.

 

 

 

이게 무슨 일인데.”

 

무슨 일이긴. 소울소사이어티에서, 그것도 호정 13번대 대장 중 하나인 내가 지금 이 꼴이라는 건 적이 처 들어왔다는 소리 밖에 더 있겠냐.”

 

어째서……. 그 적은 대체 어디에 있는데!”

 

 

 

내 말에 소년은 그저 픽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눈에 힘을 주고 나를 노려보듯 쳐다보는 소년의 눈빛에 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깜박였다. 그러자 힘을 준 눈을 풀더니 후,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입을 여는 소년이었다.

 

 

 

지금 내가 내뿜는 영압도 못 느낄 정도니, 이 소울소사이어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눈치 채지 못하는 거야, 뻔하겠군.”

 

?”

 

걱정 마라, 쿠로사키. 날 이렇게 만든 적은 해치웠으니. 다만, 다른 대장들도 지금 나처럼 힘들게 싸우고 있다는 것뿐이다.”

 

 

 

소년의 말을 다 듣고서야 그의 말이 무엇을 뜻하고 있던 건지 깨달았던 나는 당황함을 진정시켰다. 그제야 소울소사이어티 전역에서 느껴지는 강한 영압들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사실들에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주먹을 꽉 쥔 나를 쳐다보던 소년은 잠시 고개를 숙여 땅을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제 몸에서 떨어져 나가 부서지고 있는 얼음들. 조각난 얼음 잔해가 공중에 머무를 때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마치 별빛처럼.

 

 

 

쿠로사키. 내가 저번에 네게 했던 말 기억하고 있나.”

 

……갑자기 무슨 소리야.”

 

현세에서의 미련을 버리고 이 소울소사이어티에 머무를 수 있겠느냐고 했던 말이다.”

 

 

 

사뭇 진지해진 소년의 목소리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했다. 갑자기 이 상황에서 그 얘길 꺼내는 소년이 이해가 되지 않는 한편, 꽤나 위태위태해 보이는 소년이 괜한 소리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가만히 경청해 들었다.

 

 

 

네 힘은 이미 우리 대장들의 영압 조차도 뛰어 넘었어. 더 이상 현세에 있다가는 그들에게 영향을 줄 뿐이다.”

 

그런 건, 이미 알고 있어.”

 

 

 

그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내가 더 이상 현세에 있으면 안 된다고. 이 힘을 얻었을 때부터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굳이 소년이 내게 말을 해주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하지만 아직 나는 현실에 남은 미련이 많았다. 많았고……, 그리고……….

 

 

 

역시, 너와 난 닮은 점이 많군. 쿠로사키.”

 

……그 미련이랑 이 미련이랑 뭐가 비슷하냐.”

 

적과 싸우면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을 지키기만 한다면 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미련 때문인지 놓지를 못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지금 당장…….”

 

누구를 부르든 소용없어. 내 몸 상태는 내가 잘 알아. 너도 보이잖아. 부서지는 것도 모자라 녹고 있는 이 얼음들이.”

 

 

 

부탁이 있다. 소년의 두 눈이 그렇게 말해오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불러오는 것을 포기한 채 소년의 앞에 앉아 소년과 눈을 마주했다. 여전히 기력이 느껴지질 않는 소년의 눈은, 내게 참 낯설었다.

 

 

 

 

 

*.

 

 

 

 

 

예전 일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내가 가려던 도착지에 도착해 있었다. 한 허름한 상점을 가리키는 간판엔 우라하라 상점이라고 적혀있었다.

 

 

 

, 이치고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라하라상, 내가 올 거 알고 있었어?”

 

이미 준비도 다 해 놓은 상태랍니다.”

 

 

 

. 이거 완전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네. 괜히 뒷목을 긁적이며 그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러자 떡하니 놓여있는 소울소사이어티로 가는 문에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마도 이제, 이곳을 들어가면 인간의 몸으로 현세에 오는 일을 불가능에 가깝겠지. 나는 고개를 숙였다.

 

 

 

현세에서의 미련을 버리고.’

 

 

 

번뜩. 소년이 떠올랐다. 역시 나는 망설여서는 안됐다. 발을 내딛었다. 천천히, 그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정말, 가시는 겁니까, 이치고님.”

 

 

 

평소엔 볼 수 없는 우라하라상의 사뭇 진지한 목소리에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딱 소울소사이어티로 향하는 문 바로 앞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우라하라상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 내가 가는 수밖에 없잖아.”

 

……당신이 가도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속 여기에 있어봤자, 안 좋은 영향이나 끼치기만 하고……. 소울소사이어티가 위험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피하기만 하는 건 나답지 않으니까.”

 

 

 

심지어 당신도 그렇게나 다쳐서 왔잖아. 내 말에 모자위에 손을 얹은 우라하라상은 고개를 숙였다.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푹 눌러 쓴 모자 탓에 그림자에 그늘진 우라하라상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진심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힘차게 발을 뻗었다. 소울소사이어티를 가기 위해. 소중한 인연이 되어버린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또한, 소년을 보러가기 위해.

 

 

오늘은, 소년이 눈이 된지 딱 1년 되는 날이었다. 다시 그 막강한 힘을 가진 적이 처 들어온 지, 1년 된 날.

 

그날과는 다르게, 내 발걸음에선 이제 망설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미련 또한.

 

현세에서 마지막으로 본 눈은, 소년의 눈과 같이 푸르른 눈이었다.

 

 

 

 

 

*가는 을 바.

 

 

 

 

 

부탁이 있다.”

 

뭔데.”

 

미련 없는 길을 가라. 쿠로사키.”

 

 

 

앞으로 네가 할 선택에 후회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소년은 내게 그렇게 말했다. 선택에 후회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소년의 영압이 갈수록 재빠르게 희미해져 가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그래서였나, 소년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은 이유는.

 

그저 이제 그만 말하라고. 그렇게 소년을 닦달할 뿐이었다.

 

 

 

우리는 이미 네게 많이 고마워하고 있어. 평범할 수 있었던 네 삶이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어버린 건 많이 미안해하고 있고.”

 

이제 그만 말하라니까! 이제 토시로, 네 영압 희미하다고!”

 

내가 죽을까봐 걱정 되는 건가.”

 

 

 

당연하지. 내 말에 소년은 자기가 말을 잘 못 한 것 같다며 웃음을 흘렸다.

 

 

 

아까 말했던 미련은, 이 몸으로 하지 못 한 일이 있기 때문이야. 난 죽지 않는다.”

 

하지만 너, 영압이.”

 

내 영혼은 소울소사이어티의 일부가 된다. 죽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쿠로사키, 쓸 데 없는 걱정 말고 어서 다른 사람들이나 도우러 가라. 소년의 등 떠밀음에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돌려야 했던 그때. 나는 얼마 가지 않아 소년의 영압이 완전히 사라졌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급히 소년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을 땐, 오로지 수많은 검은 사패장들 가운데에 튀는 하얀 하오리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눈이 하늘 높이 올라가고 있었다. 보통 알고 있는 새하얀 눈은 아니었다. 푸르게 빛나는 눈. 나는 이내 바닥에 녹고 있던 얼음들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 빛이 돼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로 올라가는 눈을 바라보며, 나는 조금이라도 새어나오려 하는 눈물을 꾹 참았다. 소년, 토시로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었으니까. 만약 눈물을 흘렸다면,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었냐며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때였다. 소울소사이어티의 전역에서 수많은 영압들이 부딪치던 것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이번에는 물러난다는 듯이.

 

 

아마, 토시로가 내게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주었던 건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Fin.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재업(2016.06.19)

*수정(201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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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ach

포장 끝! 쿠로사키군이 좋아하겠지?”

 

환한 달빛만큼 빛나던 그녀의 표정과 활기찬 목소리를 끝으로, 왠지 모를 불안감에 지금까지 지붕 위에서 몰래 듣고 보던 그는 다음날을 예상하며 고개를 떨궜다. , 나는 이제 죽었구나.

 

214, 행복하지만 지옥 같았던 그날이 다시 다가오고 있었다.

 

 

 

*

 

 

valentine day_제가 많이 좋아하는 완두님을 위하여.

 

Point of view : Kurosaki Ichigo

 

 

Written by. 월화비월

 

 

쿠로사키군, 어서 먹어 봐!”

하하, ……그래.”

 

사랑스러운 하트 모양의 상자에 담긴 아기자기한 모양새의 맛있어 보이는 자태를 풍기고 있는 초콜릿들. 그리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저에게 상자를 들이밀며 권하는 그녀. 하지만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그녀의 음식을 맛본 적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제저녁 그녀가 초콜릿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본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자신을 위해 정성스럽게 초콜릿을 만들어 주는 그녀에게는 정말로 고마웠지만, 초콜릿을 만들 때 들어가서는 안 될 재료를 넣던 것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소름이 돋았다. 대충 예시를 들자면 곤약, 마요네즈, 양파…… 등등. 그것들을 보고도 어찌 지금 자연스럽게 초콜릿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겠는가. 오히려 멀쩡함을 뛰어넘어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초콜릿의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안 먹을 거야?”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큼지막한 눈은 여전히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계속 먹겠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시선을 피하는 내 행동에 섭섭했는지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강아지 같은 눈망울에 나는 결국 속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

 

무거웠던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저절로 꿀꺽, 침이 삼켜진다. 어느새 집은 초콜릿에 시선을 두다가도 잠시, 그녀의 기뻐하는 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의 해맑은 웃음에 나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초콜릿을 입 가까이로 옮겼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입, 깨물었다. ……, 이번엔 꽤 괜찮은.

 

어때? 맛있어?”

, 이노우에. 맛있, !”

 

입안에 있는 것을 씹으면 씹을수록 그녀를 바라보면서 차마 어떤 말을 못하고 그저 바람 빠진 웃음소리만 흘리기도 잠시, 나는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 구역질을 참는 데에 정신이 팔린 탓에, 어느새 내 손에서 나가떨어진 잇자국이 선명하게 난 초콜릿 조각은 쓸쓸히 찬 바닥에 자리했다.

 

쿠로사키군!”

 

금세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서는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내게 바짝 다가와 걱정스럽게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감싸는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왜 나는 그녀의 특이한 식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걸까. 그녀의 음식을 맛있게 먹던 란기쿠씨가 부럽다.

 

……나는 이것보다는.”

……!”

이쪽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일순간에 붙었다가 떨어지는 따스한 입술의 감촉에 그녀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얼굴을 붉힌다. 나는 이 기세를 몰아 씩,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 끌어당겨 천천히 입을 맞췄다. 그리고 상자를 저 멀리 밀어 보냈다.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그녀의 입술을 음미하며.

 

 

*Fin.

 

 

 

 

완두님 요청대로 블온 후 곧 있을 발렌타인데이를 생각하며! 완두님이치히메개인지 정말 축하드려요! 꼭 완판하시길 바라요! 제가 완두님 많이 좋아해요 월화비월(@Moon_m0406)드림.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재업(2016.01.20)

*수정(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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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이치루키

 

written by. 월화비월

 

 

어둠이 하늘을 덮으며 달이 중앙에 떠올랐다. 까마득한 밤하늘을, 달은 저의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빛으로 환히 비추었다. 오늘따라 더 자신을 과시하는 달에 몽환적인 빛을 띄우는 밤하늘 어딘가 고통스러운 아우성과 함께 크고 빛 한 점 보이지 않는 구멍 하나가 생기기 시작했다. 쑤욱. 그 구멍 속에서 괴상하게 생긴 팔 하나가 튀어나왔다. 하늘이 제 손의 받침이라도 되는 듯, 무언가가 하늘을 짚은 채 그 구멍을 빠져나오려 애를 썼다. 허나, 그것이 빠져나오기에는 그 구멍은 턱없이 작았기에, 그것은 억지로 구멍을 넓혀야 했다. 결국 그것에 의해 구멍은 하늘을 깨뜨리듯 넓혀졌고, 무언가의 괴성은 이 세상에 크게 울려 퍼졌다.

 

고통스러워. 아파. 쓸쓸해. 외로워. 필요해, 나를 외롭게 하지 않게 해줄 영혼이. 텅 빈 마음이 배가 고파. 너무 고독해. 그 무언가의 괴성은 마치 저렇게 말 하는 것 같았다. 이 세상의 모든 슬픔으로 채워진 울음소리에 그 누구라도 서글퍼질 수밖에 없는, 그런 괴성이었다. 이를 느낀 그 마을을 담당하고 있던 사신 하나가 지붕에 누웠던 저의 몸을 일으켰다. 잠시 저의 참백도를 손에 꽉 쥐어보이던 사신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에 위로 오르던 사신의 목젖이 진동하듯 가라앉는다. 다시 한 번 무언가의 괴성이 세상에 울려 퍼졌고, 곧 그것은 사신의 귓구멍을 관통하듯 통과했다. 사신의 발걸음은 갈수록 빨라지기만 할 뿐이었다.

 

사신이 그 장소에 도착 했을 때엔, 이미 무언가의 소름끼치도록 어둡던 영압은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공기는 여전히 짙은 중압감 속에 잠겨있었기에 사신은 방심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저의 움직임을 방해할 정도로 강한 영압에, 무거운 공기가 저를 누르고 있다. 참백도를 쥔 사신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땀이 찼다. 순간, 엄청난 땀으로 인해 손이 미끄러워 참백도를 놓칠 번한 사신은 제 손을 잠시 옷에 문지르고는, 두 손으로 참백도를 꽉 쥐어보였다. 사신이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사신의 시선이 몽환적인 달로 향했고, 사신의 두 눈이 얼마 지나지 않아 커져버린다. 사신의 두 눈 가득 사패장을 입은 남자 한 명이 담겨있다. 사신은 저도 모르게 벌어질 번한 입에 힘을 주었다. 간신히 다문 입에 안심을 하던 사신은 남자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저 말고도 사패장을 입은 사신이 달빛을 등진 채 지붕 위에 서있다.

 

눈이, 마주친다.

 

……….”

 

무거웠다. 숨쉬기조차 힘겹다. 사신은 금방이라도 저의 숨이 멎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두려움에 떨었다.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은 다리에 온갖 힘은 다 쥐고서야, 간신히 서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 입마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사신은 간신히 힘을 쥐어 짜내며 그에게 힘겹게 물었다. 누구냐고. 그에게 정체를 밝히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래도, 사신은 이것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지금 저자는 자신을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다는 것.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만큼 지친 사신은 두 눈을 부릅뜨며 그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알아야만 했다. 그의 정체를. 하지만 아무리 눈을 크게 부릅뜨고 본 들, 웅장한 달빛에 전혀 소용이 없었다. 달을 등지고 선 그의 얼굴에 깊은 그림자에 져서 보이지가 않는다. 그나마 사신의 눈에 보이는 것은, 달빛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흩날리는 짧은 오렌지 빛 머리칼이었다.

 

13번대 인가.”

 

그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었다. 사신은 그의 말에 당황한 듯 저의 허리춤에 달려있는 표식을 가렸다. 사신의 행동에 그가 맥없이 픽, 웃어버린다. 그의 웃음에 사신이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잘못 봤나 싶어 의심된 사신이 저의 두 눈을 잠시 비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신이 손을 제 눈에서 땠을 땐, 이미 그는 종적을 감춘 뒤였다. 불과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흔적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그 커다란 영압이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

 

눈 깜짝 할 새에 사라져버린 그의 모습에 사신이 당혹스러운 탄식을 내뱉었다. 대체, 그는 누구였을까.

 

 

 

***

 

 

 

13번대의 아침은 평화로웠다. 루키아는 상쾌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들이켰다. 차의 향기에 루키아가 만족을 하며 작게 탄식했다. 좋구나. 입가에 좋은 호선을 그리던 루키아는 시선을 위로 옮겼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시원한 하늘빛은 그 곳과 똑같았다. 내가 잠시 머물렀던, 지금 저가 느낄 수 있었던 모든 행복의 요소들이 시작한 그 곳과, 하늘은 언제나 똑같다. 호선을 그리던 루키아의 입 꼬리가 잠시 가라앉는다. 언제나 그리웠다. 오늘따라 더욱 그립다. 그 세계가 그리운 것도 사실이지만, 저와 모두를 바꾸게 해 준 그녀석이 아마도, 가장 그립지 않을까. 루키아가 눈을 감음과 동시에 가는 속눈썹이 짧게 떨린다.

 

루키아 부대장님!”

푸웁!!”

 

갑자기 귀를 꿰뚫듯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에 루키아가 깜짝 놀라며 입 속에 있던 차를 내뿜었다. , . 차가 방울방울 루키아의 입가에서 흘러내렸다. 루키아가 잔뜩 화난 얼굴로 자기의 이름을 부른 사신을 째려보듯 눈을 가늘게 떴지만, 사신은 그것이 개의치 않다는 듯 말하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제가 현세에서 카라쿠라 마을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사신의 말에 찻잔을 잡은 루키아의 손이 작게 떨려왔다. 카라쿠라 마을이라.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말이었다. 모든 인연이 시작이었던 그 마을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현세의 시간은 참 빠르던데, 지금쯤 많이 바뀌었을까. 루키아의 얼굴에서 쓸쓸함이 비추었다.

 

어제 메노스. 그러니까, 길리안 영압이 느껴져서 제가 그 장소에 가보니 길리안 영압의 흔적 따위는 남아있지도 않았습니다!”

혹시 착각했다던가.”

거기서 저 말고 다른 사신이 있었는데, 부대장님도 알고 있던 사실입니까?”

 

루키아가 놀란 듯 눈을 크게 떠 보였다. 점점 갈수록 주제할 수 없는 손의 떨림이 몸까지 전해져온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제가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영압을 내뿜는 것 같지 않은데도 충분히 대장급 이상인 듯한. 완적 사기적인 놈이던데요. 하나 확실한 건 머리색이

……….”

오렌지색이었던 것 같은.”

 

쨍그랑! 루키아가 들고 있던 찻잔이 떨어져 바닥과 부딪치며 맑게 울리는 소리를 내었다. 혼란스러웠다. 찻잔이 깨지는 소리가 마치 자기 심장이 쪼개지는 소리와도 같았다.

 

부대장님?”

 

옆에서 사신이 저를 걱정하는 듯 했지만 루키아는 그것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무작정 어디론가 빨리 향하는 루키아를 사신이 여러 번 붙잡았지만, 루키아의 발걸음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루키아는 어딘가로 향해만 갔다. 몇 년 만에 저의 모습을 드러낸 그였다.

 

 

 

***

 

 

 

여어, 루키아. 어느 한 장소에 도착한 루키아가 가까이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숨을 고르던 것을 멈추고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기 시작했다.

 

. 그의 그림자가 어느새 저의 발 까지 길게 늘어졌다는 걸 눈치 챈 루키아가 저도 모르게 작은 탄식을 내뱉었다. 금방이라도 터져 흐를 것 같은 눈물을 참기위해 루키아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천천히 들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자마자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시선에 루키아의 몸이 경직되고 만다. 울음을 참으려 온 몸에 힘을 준 루키아의 몸이 작게 떨렸다. 마주 닿는 시선에 루키아의 숨이 턱, 하고 멈춘다.

 

공기가 무겁다. 그의 영압이 감도는 공기는 무거웠다. 그의 시선 역시 무거워 루키아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의 쓸쓸함 감도는 눈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숨이 멎을 것만 같다. 루키아는 울컥하는 저의 마음을 간신히 다스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 자신감 넘치던 눈은 이제 가라앉아 버려 고독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누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인가. 우리가 너를 이렇게 만든 것이냐

 

이치고.”

 

마치 세상에 홀로 고립되어 있는 듯 외롭고 쓸쓸한 눈이었다. 그립던 그의 이름을 부르며 루키아는 손을 쭉 뻗었다. 드디어 닿았구나. 루키아가 그의 볼을 어루만지자, 그는 눈을 감고 그녀의 손길을 느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따스한 손길이 그리웠는지 그는 미동 없이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그러던 그가 저의 볼을 어루만지던 손을 저의 큰 손으로 덮었다. 루키아가 저의 손을 잡아오는 그에 의해 깜짝 놀라며 손을 빼려 했지만, 이미 그에게 잡힌 손은 빠져나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빠져나가려 할수록 더욱 꽉 잡아오는 손에 의해 결국 루키아는 가만히 있는 방법을 택했다. 그가 눈을 천천히 떴고, 다시금 찾아오는 마주한 시선에 루키아는 그의 눈을 깊게 바라보았다.

 

그가 천천히 저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의 두 어깨에 손을 올려놓은 채, 허리를 살짝 숙이고는 고개를 살짝 빼는 그의 몸짓이 너무나도 수줍어 보여 루키아는 속으로 작게 웃었다. 수줍어하는 그는 여전했다. 그리고, 지금 저의 입술에 맞닿는 그의 따뜻한 온기 역시 여전하다. 그의 외로워 보이던 넓은 등판을 루키아는 저의 두 팔로 꽉 껴안았다. 그가 저의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도록. 외로워하지 말라는 듯, 루키아는 그렇게 이치고를 꽉 껴안았다.

 

맞닿았던 입술이 떨어진다. 그는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루키아를 제 품에 가두었다. 루키아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껴안은 두 팔에 잔뜩 힘을 주었다는 것을 알려주듯 그의 손이 작게 떨렸다.

 

그의 입맞춤은 따뜻했다. 저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질 정도로, 진심이 깃든 키스였지만 그에게 깃든 외로움마저 느껴졌다. 그의 품 안이 갈수록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결국 눈물을 토해낸 루키아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 토록이나 그립던 그의 품 안이었다. 저에게 언제나 의지가 되던 따스한 품 안은 이렇게 저의 눈물을 멈출 수 없게끔 만들었다. 조금은 어색하게 저의 등을 토닥이는 그의 손이 조심스럽다. 루키아는 한참을 이치고의 품속에서 그리움을 토했다.

 

이치고.”

 

호숫가에 앉아 이치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루키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잔잔히 출렁이는 물결에 루키아의 목소리마저 떨려온다.

 

다시, 돌아 올 것이냐?”

……….”

그게 아니면, 다시

 

사라질 것이냐? 꾸욱. 들려올 대답이 두려운지 루키아가 애꿎은 저의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이라도 금방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루키아는 심정이 조급했다. 다시 그가 저의 앞에서 모습을 감춘다면 자신은 무너져버릴 것이 분명했다. 고작 인간에게 매달리는 저의 꼴이 우습게만 느껴진다. , 고작 인간이 아니라 사신대행이려나. 루키아가 작게 실소를 터트렸다.

 

루키아.”

 

그의 낮은 음성이 자신의 귓가에 울렸다. 그가 저의 큰 손으로 루키아의 눈을 덮었다. 금세 찾아온 암흑에 루키아가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다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에 그가 저의 코앞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허나 그는 말이 없었다. 또 한 번의 침묵에 루키아는 주먹을 꽉 쥐어보였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가 자신을 두 눈 가득 담고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느껴지는 그의 시선에 몸이 위축되어버릴 것만 같다.

 

따뜻했다. 다시금 저에게 찾아온 따스함을 루키아는 가만히 받아들였다. 그는 말을 아꼈다. 말 대신 행동으로 의사를 전해왔다. 이치고의 뜻을 깨달은 루키아는 조용히 몸을 떨었다. 그의 손에 의해 가려진 곳으로 부터 물줄기 하나가 루키아의 볼을 타고 흘러내려온다. 어느새 어두워진 밤, 호숫가에 담겨진 달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가 떨어지자, 이내 차가운 저녁 공기가 저의 입술을 감쌌다. 눈을 가리던 손 역시 떼어낸다. 해방된 눈가가 시렸다.

 

사실은 그의 눈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그가 이럴 것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루키아는 쓸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자신이 애원한다면 그가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조금이나마 가졌었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쓰게 미소를 짓던 루키아는 저의 침통함을 속으로 묻혔다.

 

단 한 번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바람에 호숫가가 떨리듯 출렁였다. 몸이 가볍다. 몸이 무언가에서 자유로워진 듯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키아는 눈을 천천히 떠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루키아는 느린 속도로 눈을 떠 보였다.

 

역시 그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 다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루키아는 호수에 비친 달을 바라보았다. 잔잔한 물결에 달이 반사되어 더 빛나게 보이는 듯 했다. 한참을 호수에 비추어진 달을 바라보던 루키아는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찬란히 빛을 내는 것만 같은 달이 처량해 보기가 힘들었다.

 

다시 눈을 뜬다면 이번엔 그의 빛나던 눈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의 힘찬 미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헛된 기대감에도 루키아는 입가에 호선을 그려 넣었다. 아직 남아있는 그의 온기가 시린 달빛처럼 차갑기만 하다.

 

 

 

 

Fin.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재업(2015.06.02)

*수정(2015.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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