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좀 채라 - <타이야마>
w.월화비월
“야마토, 미안하다니까!”
“너는 어떻게 항상 그런 식이냐?”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너, 사실 지금 네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잖아.”
윽. 정곡이 찔린 듯 타이치가 어쩔지를 몰라 했다. 야마토의 말이 맞았다. 타이치는 현재 제가 무얼 잘못한 건지 도통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힌트라도 주면 좋을 텐데, 무작정 저를 쏘아붙이는 야마토에 타이치는 속이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타이치의 얼굴에 당황함이 역력하다.
으음. 타이치는 눈을 감고 제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했다. 정확히는 고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잘못한 일은 없는 것 같기 때문이었다.
복잡한 머리에 타이치가 조금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긁적였다.
“혹시 내가 아까 나만 다코야키 사 먹어서 그런 거야?”
“……허. 너 그 말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타이치의 악의 하나 없는 순수한 질문에 야마토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
“너 그 눈치로 어떻게 살아왔냐?”
야마토가 경악한 얼굴을 하며 타이치에게 물었다. 이에 타이치가 미간을 찌푸렸다. 내 눈치가 뭐 어때서? 타이치가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어이, 야마토. 솔직히 말해서 내가 뭘 잘못했냐?”
“뭐?”
“나 지금 네 집에서 놀러 오고서부터 네가 시키는 일 군소리 없이 다 했잖아!”
“그건.”
“물 떠와라, 휴지 가져와라, 뭐 해라! 내가 노예도 아니고!”
야마토가 변명하려고 타이치의 말을 가로채려 했으나 타이치는 야마토에게 그럴 여지를 주지 않았다.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야마토에 타이치는 이때다 싶어 제가 섭섭했던 것을 줄줄이 터놓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상황 역전. 타이치는 속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심지어 네가 스킨십 하지 말래서 그것도 꾹 참고 있는데. 진짜 억울한 거 아냐?”
“……….”
“……야마토?”
갑자기 고개를 돌리는 야마토에 타이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무리 시선을 마주치려 해도 어떻게든 저와 눈을 마주치기 않으려 하는 야마토의 행동에 타이치는 이상함을 느꼈다. 자세히 보니 야마토의 귀가 불에 덴 듯 발갛다. 호오, 타이치가 팔짱을 끼며 씩 입꼬리를 올렸다.
“설마, 야마토.”
“……왜.”
“오늘은 널 건드리지 않아서 그런 거냐? 귀엽기는.”
타이치의 능글맞은 말에 야마토가 몸을 움찔했다. 야마토를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던 타이치는 이내 야마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더 새빨갛게 익는 야마토의 얼굴에 타이치는 조용히 웃음을 터트렸다.
서로의 숨결이 닿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타이치가 야마토와 시선을 마주했다. 순간 흡, 숨을 멈추는 야마토에 타이치는 제 손으로 야마토의 두 눈을 가렸다. 아. 갑자기 찾아온 깜깜한 시야에 야마토가 신음을 뱉었다.
“눈을 감아야지. 키스할 건데.”
곧이어 제 입술에 닿는 물컹거리는 감촉에 야마토가 살짝 몸을 떨었다. 따스한 온기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는지 야마토의 팔이 자연스럽게 타이치의 목을 감싼다. 집 안은 언제 냉기가 돌았냐는 듯 후끈거렸다.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재업(2016.02.20)
*수정(201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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