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mon

[타케ts히카] 집착

written by. 월화비월

 

 

 

 

 

항상 뒤를 돌아보면 네가 서있다.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을 그린 채로, 너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너의 말간 웃음에 항상 그렇듯 나 역시 작은 미소를 지으면, 너는 내 옆자리로 와서는 내 손을 맞잡음으로써 더욱 해맑은 얼굴을 보였다. 어느 때와 같이 난 조용히 널 따라 걸었다. 평소에 네가 나에게 화를 내는 일은 없었다. 항상 친절했다. 내가 온전히 널 바라본 채로, 너와 두 손을 마주잡는다면 너는 언제나 내게 친절했다. 내 두 시선이 오로지 너만을 따라 쫓는다면, 너는 반드시 나를 향해 친절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래. 그렇게만 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내 몸이 덜덜 떨리고 있을 상황 따위는 없었겠지. 여전히 네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왜 때문인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네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내 머리통을 움켜잡아 터트리기라도 할 것만 같아 두렵다. 이런 내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네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내게 나긋한 목소리를 건넨다.

왜 그래, 히카리?”

……….”

내가 널 쓰다듬는 게 싫은 거야?”

부드럽지만 잔뜩 날이 선 듯 한 네 물음에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자 만족스럽다는 듯 다시 두어 번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에, 안심이 되어 긴장이 돼 있던 몸에 힘이 풀린다. 허나 나는 다시 몸에 긴장을 유지해야만 했다.

나는 네가 참 좋아, 히카리.”

……….”

내 신경 거슬리는 행동만 안 한다면, 나는 쭉 너를 아낄 거야. , 그래. 오늘처럼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남자든, 여자든. 누군가 너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내가 그 새끼들 입을 찢어 죽여 버리고 싶잖아. 그의 말에 턱, 하고 숨이 막히는 것만 같다. 실제로 예시를 들려는지, 그가 내게 꺼내든 핸드폰 화면에는 오늘 나와 친해진 한 아이의 생활이 잔뜩 찍혀있었다. 어느 상황이든 마음만 먹는다면 그 아이에게 해코지를 할 수 있다는 듯 너는 간접적으로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히카리.”

.”

사랑해.”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재업(2015.06.19)

*수정(201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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