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검
ㅡ이타사스
written by. 월화비월
형은 늘 우수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다방면에서 우수한 인재였다. 나는 그런 형이 부러웠다. 아버지, 어머니의, 그리고 모든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형이, 또 기대를 받는 형이, 매일 매일, 한 시도 빠짐없이 항상 부러웠다. 그러나 그 부러움 속에는 작은 틈이 있었다. 시샘. 내 안의 아주 작은 틈 사이에는, 시샘이란 감정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형이 싫었던 게 아니다. 싫기는커녕, 좋고, 또 좋아서― 형의 관심을 받고 싶었다. 형은 내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며, 시샘의 대상이었고, 동시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나는 형만 보면 좋아 간질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줄곧 수리검을 알려 달라 했다. 아무리 부탁을 하고, 또 가끔씩은 때를 써 보아도, 안타깝게도 형에게서 들려오는 대답은 항상 같았지만. 용서해라, 사스케. 내 이마를 저의 검지로 장난스럽게 툭, 치면서 살포시 웃음을 입가에 담은 채 다음번을 기약하는 형을 보며, 나는 볼을 부풀리다가도 픽 하고 웃음을 내었더랬다. 그만큼이나 나는 형이 좋았다. 좋았던 것이 분명했다.
허나 형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또 흘러, 나는 수리검을 매우 잘하게 되었다. 다른 이들의 도움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그렇기 때문일까? 내가, 수리검을 잘 하게 됐기 때문일까. 지금 나는, 검붉은 피가 잔뜩 묻어서는, 급기야 바닥에 뚝, 뚝. 피가 흐르는 수리검을 손에 쥐고 있었다.
“용서해라, 사스케.”
덜덜 떨리는 내 손은 지금 어딜 향하고 있는 것인지. 현재에 난 내 앞에 일어난 일조차 제대로 인식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처해있었다. 손에 이어 몸 전체까지 덜덜 떨려온다. 내 이마에 닿는 따스한 온기에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다. 형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툭. 형의 몸이 내게 기대어짐과 동시에 수리검이 땅에 추락하며 쇠붙이가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 형. 형? 다급하게 흔드는 나의 손이 무색하리만큼 형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간신히 고개만 돌려 눈을 내리깔아 바닥에 떨어진 수리검을 바라보았다.
피. 검붉은 피다. 아직 굳지 않은, 액체 상태의 피. 그리고 그 피는, 내 두 손에 얼룩져 있는 피와도 흡사했다.
아. 아. 아아. 사실은 인지해 버린 나는 머리를 감싼 채 알 수 없는 아우성을 내었다. 나는 그저, 형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랐을 뿐이었는데. 그것을 솔직하게 말 못하고 수리검 연습을 도와 달라 부탁한 것이 흠이었던 걸까.
바닥에 추락한 수리검은, 빛을 반사하며 나를 비추었다. 그곳에서 난, 온 몸에 피를 두르고 있었다.
용서해라 사스케.
형은, 내게 무엇에 대해 용서를 구하려고 했을까―.
*모든 글의 저작권은 월화비월(@Moon_m0406)에게 있습니다.
*수정(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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