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푼 썰을 기반으로 쓴 글입니다.
*수위가 다소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가능한 만 18세 이하인 분들은 글을 보는 것을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차오르다
카카나루
writter by. 월화비월
*
선생님…? 여긴, 콜록, 어쩐, 일이냐니깐요?
무더위가 한창인 날이었다. 몸을 가만히 내버려 둬도 더워 땀이 주르륵 나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방금 샤워를 한 것 마냥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이것이 복면을 쓴 은발의 사내를 맞이하는 금발의 소년이 개도 안 걸린다는 그 여름 감기에 걸린 원인이었다.
소년은 최근 밤마다 선풍기를 가장 세게 틀고 잠에 들었다. 이 무더위에 소년이 한 행동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소년이 얇은 이불이라도 덮고 자긴 커녕, 스스로 이불을 발로 뻥 차 던져버리고는 시원하게 배를 깐 채 잠을 잤다는 거였다.
‘바보는 감기도 안 걸린 다더니.’ 저번 여름 때 감기에 걸렸던 제 친우를 실컷 놀린 소년이 들은 말이었다. 소년은 그 당시 불같이 화를 내며 ‘바보라서가 아니라 건강해서라니깐! 사스케, 네가 몸이 약한 거라구!’ 하고 덤벼들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지금, 그 여름감기를 저가 걸리고 말았으니……. 견디기 힘든 더위에 방심한 결과였다.
그놈 생각을 하니 안 그래도 열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가 더 아파지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놈은 감기 걸린 저를 보고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서 한심하다는 듯 그 짜증 나는 표정을 지을 것이다. 순간 그것을 상상한 소년이 끔찍하다는 듯 발버둥을 쳤다.
……그나저나, 덥다. 분명 더워 죽겠는데, 또 몸이 달달 떨리면서 추위가 느껴진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이중성에 소년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렇게 소년은 오늘 갔어야 할 임무를 취소하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모처럼의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나름 감기에 걸린 것도 괜찮다 생각하며 평화를 즐기던 중에, 그가 온 거였다.
몸은 좀 괜찮니, 나루토?
덥지도 않은지 복면으로 얼굴의 반을 가린 그 사내가. 생각지도 못한 사내의 방문에 소년의 얼굴엔 당혹함이 서렸다. 심지어는 말까지 살짝 더듬은 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깜박깜박,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서, 선생님은 지금 호카게 집무실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니깐요?!!
그게…….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말이야. 잠깐 들렸지.
소년의 말에 사내가 곤란하다는 듯 뜸을 들이더니, 이내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무리 잠깐 들렸다 하더라도, 호카게의 일을 하다가 때려치우고 왔다는 뜻이었다. 마을을 대표하는 사람이 이래도 되나―, 순간적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저가 걱정이 됐다는 말에 소년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발갛게 물들었다.
잠깐, 나루토. 너 갑자기 열이 더 오른 것 같은데...
우, 우아아악―――!!!!! 괜, 괜찮, 괜찮다니깐요! 어서 들어와서 컵라면이라도 먹고 가라니깐!
사내가 순식간에 얼굴 전체가 발갛게 된 소년의 상태에 놀라며 이마에 제 손을 갖다 대었다. 그러지 않아도 쿵쾅대는 심장에 힘든데 사내의 손이 닿자 소년은 화들짝 놀라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뒷걸음질 쳤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비명은 덤이었다.
흐음. 사내가 뭔가 짐작 간다는 듯 신음했다. 아, 역시 귀엽네. 사내가 남 몰래 살짝 웃음을 터트리고는,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소년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방문이 닫히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보인 사내의 뒷모습이 어째선지 들떠 보인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덥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뜨거웠다. 저를 바라보는 사내의 저 눈빛이. 소년은 쉬지 않고 전력질주를 하는 제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계속해서 저에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사내와의 거리에 소년은 그저 손가락과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눈치를 봤다.
이제는 아예 제 옆에 철썩 달라붙은 사내였다. 소년은 괴로웠다. 너무 행복한데, 그만큼 심장이 고통 받고 있었으며 머리가 어질어질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런 소년을 뜨거운 눈빛과 함께 걱정스럽다는 듯 애틋한 눈길로 바라보며 사내가 손을 뻗어 소년의 볼을 쓰다듬었다.
사내가 다른 손으로 복면을 내리며 저에게 다가온다. 자칫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소년의 움직임이 멈췄다. 숨도 함부로 쉴 수 없었다. 사내의 눈을 마주하던 소년은 견딜 수 없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둘은 서로의 향기에 취하고 있었다. 이 무더운 날씨보다 더한 뜨거움을 두 사람은 느꼈다.
소년의 이마에서부터 땀 한줄기가 주르륵 흐르더니 곧 소년의 뺨을 만지던 사내의 손에 닿는다. 촉촉한 느낌에 그곳에 잠시 시선을 둔 사내가 다시 소년만을 제 눈에 담았다. 사내는 조심스럽게 소년의 뒷덜미에 손을 가져다 놓더니, 순식간에 소년의 입술을 덮쳤다.
깜짝 놀란 소년이 사내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몸을 뒤로 빼내려 했다. 허나 사내가 소년의 뒷덜미를 감싸 잡은 건 이렇게 소년이 빠져나가려 할 것을 대비한 행동이었기에, 소년은 조금도 사내의 품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발버둥을 칠수록 제 뒷덜미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 사내의 품 속에 더 깊숙이 파고들어져 갈 뿐이었다.
사내는 소년의 뒷덜미를 받치지 않은 다른 팔을 이용해 소년을 제 품에 꽉 껴안고서 키스를 이어갔다. 먼저 소년의 치열과 잇몸을 곧게 핥은 사내는 잠시 쉬지도 않고 혀를 빨아들였다. 한참을 그러다 숨을 쉬기 위해 살짝 입술을 떼어내다가도 다시 소년의 입술을 먹은 사내는 입맞춤을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꼭 소년이 지금 쥐고 있는 이성의 끈을 끊어버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곧, 사내는 그것을 이루어냈다. 소년이 저의 목을 감싸 안는다.
사내가 만족했다는 듯 씩 웃으며 소년에게서 입술을 떼어냈다. 긴 시간 동안 입을 맞춰왔음을 알려주듯 투명한 실이 곡선을 그리며 두 사람의 입과 입을 연결하다 툭, 떨어진다.
하아, 하……. 소년이 꽤나 거칠게 호흡하며 사내를 지그시 쳐다본다. 자세히 보니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소년에 사내가 아차, 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대로 땀이 식으면 소년의 감기는 더 심해질 터였다. 하지만 이대로 소년을 씻기도 잠에 들게 하기엔 저의 욕망은 이젠 멈출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 잠시 고민하던 사내는 곧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능글맞게 웃으며 소년의 두 볼을 어루만졌다.
덥지, 나루토.
…콜록, 하아―.
물속에 들어가지 않을래?
………물론, 같이. 사내의 낮은 음성이 소년을 유혹하듯 귓가를 간지럽혔다. 이미 정신이 몽롱해져 사태를 파악하기 힘든 소년은 고개를 쉽게 끄덕였다. 소년의 응답에 사내가 다시 입을 깊숙이 맞춰가며 가볍게 소년을 안아들었다.
하읏.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소년의 가느다란 신음이 터져 나왔다. 미적지근한 물이 담긴 욕조에 실 오가리 하나 걸치지 않고 서로 딱 붙어 앉아있는 것은 두 사람에게 더 큰 욕망을 불러일으킬 자극이 되기에 충분했다.
소년을 제게 완전히 기대게 하여 앉힌 사내는 한치의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소년의 몸 이곳저곳을 탐했다. 가장 가까이 닿아있는 소년의 목덜미를 살짝 깨문 채, 한 손으로는 소년의 허벅지를, 다른 한 손으로는 소년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선, 생님, 읏, 잠깐………!
급기야 사내의 손이 소년의 사타구니 근처로 향하자, 소년이 다급하게 사내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그러나 사내는 소년의 두 팔을 한 손으로 쉽게 제압하고는 소년의 성기 주위를 자극하며 애를 태웠다. 부끄럽지만 차라리 그것을 잡고 흔들어주기를 원한다고, 소년이 얼굴을 잔뜩 붉히며 생각했다.
선생님, 제발, 흐윽, 카카시 선생, 님……. ―흣.
소년이 애원하며 신음했으나, 사내는 원하는 대로 해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저 계속 소년을 애태웠다. 잠시 그것을 툭, 건드리다가도 소년의 사타구니를 원 그리듯이 쓰다듬었으며, 소년이 버티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일 때쯤이면 키스를 해 다시 정신을 못 차리도록 유도했다.
이제는 아예 소년이 눈물을 글썽이며 사내의 몸에 기댄 채 몸을 축 늘어트렸다. 물의 차가움 사이로 뜨거운 무엇인가가 움찔, 움찔, 하고 제 허리에 닿고 있었다. 잠시 입맛을 다신 사내가 입을 열었다.
나루토.
선생님, 저, 기분이 이상하다니깐요……. 흐, 어서, 아흑, 미치겠다구요…….
네가, 원한 거야.
내가 원한 게 아니라, 네가. 사내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한 소년이 고개를 갸웃할 즈음, 갑작스러운 사내의 행동에 소년은 헉 소리도 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사내가 소년의 그것을 움켜쥐고는 거세게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연이어 한 손으로 간단히 소년의 허리를 살짝 들어버리고는, 소년의 아래에 나있는 작고 연약한 구멍에 자신의 크게 부푼 그것을 맞췄다.
사내는 천천히 소년의 그곳에 제 것을 끼워 맞춰 넣고 있는 와중에도 소년의 그것을 쓰다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역시, 사내가 생각한 대로 소년은 몰아치는 황홀감에 제 아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내 사내의 것이 소년과 완전히 합쳐진 순간 사내의 손놀림은 빨라졌고, 소년은 크게 신음하며 앞으로 추욱 쓰러졌다.
소년이 제 아래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을 알아챈 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참고 참던 제 것이 자유로움을 되찾은 시원함을 느낀 후였다. 곧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소년이 사내의 허벅지를 꽉 움켜지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사내가 소년의 허리를 딱 붙잡고 있는 탓에 소년이 다시 철퍼덕 주저앉았다. 곧바로 철퍽 하는 물소리와 동시에 제 그곳으로 들어오는 찬물의 느낌에 소년은 저의 정신이 떠나려는 걸 간신히 붙잡았다. 사내의 허벅지를 잡고 있던 소년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흐? 잠깐, 잠깐만요, 선생님 지금 뭐하는 거라니깐―, 흣! 아, 아……!
기어코 사내가 제 허리를 움직였다. 사내의 허리 운동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소년의 신음은 점점 더 커져갈 뿐이었다. 여전히 소년이 제 허벅지를 꽉 움켜쥐고 있는 탓에, 살짝 상처가 난 듯 그곳이 쓰라렸지만 이런 자잘한 것은 사내의 허리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자극이 돼 욕실 가득 소년의 신음이 울려 퍼지게 됐다.
소년의 허리가 활처럼 휜다. 제 몸 안으로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이 동시에 느껴져 정신을 제대로 차리기 힘들었다. 어느새 사내와 마주 본 자세로 사내의 목에 제 두 팔을 걸고 사내에게 제 몸을 완전히 맡기는 게, 현재로서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정말로 자신이 이상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조금씩 아팠던 게, 이제는 고통이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계속 느껴지던 이물감이 더, 더, 더. 더 큰 자극으로 다가오기를 소년은 바라고 있었다.
사내의 허리가 점점 더 빨라졌고, 소년이 두 눈을 꼭 감은 채 사내의 목덜미에 제 고개를 파묻었다.
아, 아! 흐윽, 읏. 카카시, 흣, 선, 하아, 선생님, 흐으!
사내의 허리 움직임과 비례하는 소년의 고조되는 신음은 사내의 커질 대로 커진 욕망을 더욱 자극했고, 사내는 소년의 입에 제 입을 맞추며 마지막 가속도를 가했다. 소년과 사내에게서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큰 욕망이 알 수 없는 속도로 차올랐고, 그 끝을 달리고 있었다.
―――――.
가장 야릇한 소년의 신음이 욕조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를 크게 울렸다. 촤아악, 하고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욕조 안 담겨있던 물들 역시 출렁이며 밖으로 쏟아졌고, 두 사람은 크게 숨을 고르며 그대로 서로 껴안은 채 욕조에 몸을 기대 눕혔다.
방금까지 욕정에 시달렸던 탓에 얼굴이 발그레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원한 물속에 한동안 있었었기 때문인지 소년의 체온이 살짝 낮아졌음을 사내가 느끼고는 만족한 듯 씩 웃더니 소년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춘다. 이에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소년이 정신을 차리고는 방금 전까지의 생생한 기억들에 부끄러워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사내가 소년을 안아들고는 그대로 욕실을 나선다. 제 머리에서부터 뚝, 뚝, 떨어지는 물기를 사내가 닦아주고 있는 와중에도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소년에, 얼굴이 보고 싶었던 사내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소년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중에 또, 같이 물속에 들어갈까?
………선생님!
이제야 얼굴 보여주네. 토마토 같은 게 귀엽다니까.
진짜, 진짜……! 변태냐니깐요……….
사내의 말에 소년이 크게 반응하며 소리쳤고, 아파서 발갛게 된 것과는 확연히 다른 시뻘건 얼굴로 저를 쳐다보는 소년에 사내가 미소 지었다. 그대로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자, 소년이 고개를 푹 숙인다. 귀까지 붉어진 모습이 사랑스러웠음에, 사내는 물기를 닦아주다 말고 제 품에 소년을 꽉 껴안았다. 다시 한 번 소년의 귓가에 제 할 말을 간지럽히는 걸 잊지 않고서.
그럼, 지금 다시 같이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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